삼성바이오로직스 vs 셀트리온 — 한국 바이오 '양강'의 정반대 길 (CDMO냐 바이오시밀러냐)

TL;DR —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늘 'K-바이오 양강'으로 한 묶음으로 불리지만, 사업모델은 거의 정반대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남의 약을 대신 만드는 위탁개발생산⁠(CDMO) 회사, 즉 '공장'입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biosimilar)와 바이오베터⁠(biobetter)를 직접 개발해 파는 제약사, 즉 '제품을 가진 회사'입니다.

차이는 2025년 한 해에 압축됩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적분할로 개발 자회사를 떼어내고 '순수 CDMO'로 다시 태어났고 (삼성바이오로직스 발표), 같은 해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ADC·다중항체 신약으로 갔습니다 (셀트리온 발표). 한쪽은 개발을 버리고 제조로, 다른 한쪽은 제조를 넘어 개발로 — 두 회사는 같은 해 서로 반대편으로 걸어갔습니다.

이 글은 두 회사의 매출·마진·생산능력⁠(capacity)을 나란히 놓고, 어느 모델이 더 강한지, 그리고 BIOSECURE·관세·시밀러 가격경쟁 속 각자의 약점은 무엇인지 따집니다.

※ 본 글은 공개 정보에 근거한 분석이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기업 주장은 출처를 명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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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이미지. 삼성바이오로직스=CDMO (공장) vs 셀트리온=바이오시밀러⁠(제품) — 같은 양강, 정반대 모델.

1. 핵심 요약 — 같은 '대장주', 정반대의 사업

한국 증시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늘 'K-바이오 양강'으로 한 묶음으로 불립니다. 시가총액 1·2위를 다투고, 외국인 수급이 함께 움직이고, 바이오 업종이 출렁이면 두 종목이 같이 출렁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둘을 '비슷한 회사'로 여깁니다.

이 글의 주장은 정반대입니다 — 두 회사는 사업모델이 거의 정반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남의 약을 대신 만들어 주는 위탁개발생산⁠(CDMO) 회사입니다. 자기 이름을 단 약은 팔지 않고, 글로벌 제약사의 의약품을 위탁받아 생산해 주는 '공장'입니다. 셀트리온은 그 반대입니다. 바이오시밀러⁠(biosimilar)와 바이오베터⁠(biobetter)를 직접 개발해 자기 브랜드로 파는 제약사입니다. 공장이 아니라 '제품을 가진 회사'입니다.

두 회사가 얼마나 다른 길을 가는지는 2025년 한 해의 사건이 압축해서 보여줍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5년 11월 인적분할을 통해 바이오시밀러 개발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투자부문)를 떼어내고 '순수 CDMO'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발표). 약을 '개발'하는 사업을 일부러 분리하고, '만드는' 사업에만 집중하겠다는 선언입니다. 같은 해 셀트리온은 정확히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항체-약물접합체⁠(ADC, antibody-drug conjugate)와 다중항체 신약을 임상에 올리며 '신약 개발사'로의 전환에 가속을 붙였습니다 (셀트리온 발표). 한쪽은 개발을 버리고 제조로, 다른 한쪽은 제조를 넘어 개발로 — 두 회사는 같은 해에 서로 반대편으로 걸어갔습니다.

그래서 'K-바이오 양강이 함께 간다'는 통념은 절반만 맞습니다. 둘은 같은 산업의 다른 층위에 서 있고, 돈을 버는 방식도, 마주한 리스크도 다릅니다. 이 글은 두 회사의 매출·마진·생산능력⁠(capacity)을 나란히 놓고, 어느 모델이 더 강한지, 그리고 미·중 갈등과 관세, 바이오시밀러 가격경쟁이라는 외풍 속에서 각자의 약점은 무엇인지 따져 봅니다.

2. 배경 — 왜 둘을 비교하나, K-바이오 양강의 부상

10여 년 전만 해도 한국 제약·바이오는 글로벌 시장에서 변방이었습니다. 자체 신약은 드물었고, 대부분 내수 복제약⁠(제네릭) 중심이었습니다. 그 판을 바꾼 두 축이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입니다.

셀트리온이 먼저 길을 텄습니다. 셀트리온은 2012년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격인 램시마⁠(Remsima, 성분명 인플릭시맙)를 내놓으며 '특허 만료된 비싼 바이오의약품을 더 싸게 복제한다'는 모델을 한국에서 처음 상업화했습니다. 바이오시밀러는 화학 복제약과 달리 살아 있는 세포로 만드는 단백질 의약품이라 개발·생산 장벽이 훨씬 높은데, 셀트리온은 이 영역에서 글로벌 선두권으로 올라섰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다른 전략을 택했습니다. 2011년 설립된 이 회사는 '신약을 직접 개발하는 위험한 길' 대신 '잘 만드는 길'을 골랐습니다. 반도체 파운드리⁠(foundry)에서 삼성이 쌓은 대규모 제조·품질관리 역량을 바이오로 옮겨, 글로벌 제약사의 약을 위탁생산하는 CDMO로 출발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두 회사는 '바이오의약품'이라는 같은 산업 안에서 완전히 다른 자리를 잡았습니다.

지금 두 회사를 비교하는 일이 의미 있는 이유는, 2024~2025년이 두 모델의 우열을 처음으로 숫자로 가늠해 볼 수 있게 된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5공장 가동으로 생산능력 세계 1위에 올랐고, 셀트리온은 2023년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해 개발-판매를 한 몸으로 묶고 짐펜트라⁠(Zymfentra)로 미국 직접판매까지 시작했습니다. 두 회사 모두 '다음 단계'에 들어선 지금이, 모델의 강약을 비교하기 가장 좋은 시점입니다.

3. 시장·실적 데이터 — 매출은 비슷, 그러나 구조가 다르다

그림 1. 매출·영업이익·생산능력 head-to-head — 삼바 2024 매출 4.55조·영업이익 1.32조, 셀트리온 2024 매출 3.56조 (출처: 각사 IR).

[그림 1]에 두 회사의 2024~2025년 실적과 생산능력을 나란히 정리했습니다. 먼저 눈에 띄는 건 매출 규모가 의외로 비슷하다는 점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4년 연결 기준 매출 4조5,473억원 (+23%), 영업이익 1조3,201억원 (+19%)을 기록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발표).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처음으로 연매출 4.5조원을 넘긴 기록입니다. 셀트리온은 같은 해 매출 3조5,573억원 (+63%), 영업이익 4,92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셀트리온 발표). 셀트리온의 매출이 1년 새 63%나 뛴 건 2023년 말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으로 두 회사 실적이 합산된 효과가 큽니다.

매출 규모는 1조원쯤 차이로 비슷하지만, 수익성의 결이 다릅니다. 2024년 영업이익률을 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약 29%, 셀트리온이 약 14% 수준입니다. CDMO는 한번 공장을 지어 가동률만 끌어올리면 고정비를 회수한 뒤부터 마진이 가파르게 오르는 구조입니다. 반면 셀트리온의 2024년 마진이 눌린 건, 합병 과정에서 재고 자산을 재평가한 일회성 회계 요인과 미국 직판 초기 마케팅 비용이 겹친 탓이 큽니다.

2025년이 되자 이 그림은 더 선명해집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5년 연결 매출이 전년 대비 30.3%, 영업이익이 56.6%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발표) — 약 5.9조원대 매출에 영업이익률은 30%를 넘어섰습니다. 셀트리온도 2025년 매출 4조1,625억원 (+17%), 영업이익 1조1,685억원 (+138%)으로 사상 처음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기며, 일회성 요인이 걷히자 마진이 정상 궤도에 올랐음을 보여줬습니다 (셀트리온 발표).

여기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진짜 경쟁력은 매출보다 생산능력⁠(capacity)과 수주 잔고에 있습니다. 2025년 4월 5공장⁠(18만 리터)을 완공하며 총 생산능력 78만4,000리터로 세계 최대 항체 의약품 CDMO가 됐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발표). 다만 여기서 '세계 1위'라는 표현은 정확히 생산능력⁠(리터) 기준임을 짚어야 합니다 — 매출 기준 글로벌 CDMO 순위에서는 론자⁠(Lonza)·우시바이오로직스⁠(WuXi Biologics) 등과 선두권을 다투는 위치입니다. 수주 측면에서는 2024년 신규 수주 약 43억 달러 (USD), 누적 수주 약 163억 달러 (USD)를 확보했고, 이 선수주 잔고가 향후 수년 매출의 가시성을 떠받칩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발표).

구분 삼성바이오로직스 (CDMO)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신약)
2024 매출4조5,473억원 (+23%)3조5,573억원 (+63%)
2024 영업이익1조3,201억원 (+19%)4,920억원
2024 영업이익률약 29%약 14%
2025 매출약 5.9조원 (+30%)4조1,625억원 (+17%)
2025 영업이익약 1.9조원 (+57%)1조1,685억원 (+138%)
핵심 자산생산능력 78.4만L (세계 최대) · 누적 수주 163억 달러바이오시밀러 11종 · 미국 직판망
⚠️ 숫자 읽기 주의 — 두 회사의 매출을 단순 비교해 '삼성이 더 크다'고 결론짓는 건 성급합니다. CDMO 매출은 수주받은 약을 만들어 넘긴 금액이라 외형이 크게 잡히는 반면, 셀트리온은 자기 제품을 파는 회사라 매출 규모와 별개로 제품 한 개당 이익⁠(마진)과 시장점유율이 더 본질적인 지표입니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매출에는 한때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바이오시밀러)의 실적이 일부 합산돼 있었으나, 2025년 인적분할로 이 부분이 분리됐다는 점도 감안해야 합니다.

4. 사업모델 head-to-head — '공장'이냐 '제품'이냐

그림 2. CDMO (삼성) vs 바이오시밀러⁠(셀트리온) — 수익구조·강점·리스크·대표제품 2카드 비교.

[그림 2]는 두 모델을 정면으로 맞붙여 본 것입니다. 같은 바이오의약품 산업이지만, 돈을 버는 원리가 이렇게 다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 남의 약을 잘 만드는 공장⁠(CDMO). 수익 원리는 단순합니다. 글로벌 제약사가 "이 약을 대신 만들어 달라"고 맡기면, 위탁개발⁠(CDO, contract development organization)부터 상업 생산⁠(CMO)까지 받아 수수료를 받습니다. 강점은 셋입니다. 첫째, 압도적 생산능력 — 78만 리터는 경쟁사가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렵습니다. 둘째, 품질과 속도 — 미국 FDA·유럽 EMA 등에서 누적 340건 이상의 규제 승인을 받아, 까다로운 빅파마가 믿고 맡길 만한 트랙레코드를 쌓았습니다 (2024년 12월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 발표). 셋째, 선수주 가시성 — 약은 한번 위탁 생산처를 정하면 쉽게 바꾸기 어려워⁠(공정 이전·재승인 부담), 한번 수주하면 장기 매출로 이어집니다. 대표 고객은 공개되지 않은 경우가 많지만, 글로벌 상위 제약사 다수와 계약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셀트리온 — 자기 약을 파는 제약사⁠(바이오시밀러·바이오베터). 수익 원리는 '직접 개발해 직접 판다'입니다. 특허가 만료되는 고가 바이오의약품을 복제⁠(바이오시밀러)하거나 제형을 개선⁠(바이오베터)해 자기 브랜드로 판매합니다. 강점도 셋입니다. 첫째, 수직계열화 — 2023년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으로 개발-생산-판매를 한 몸으로 묶어, 중간 유통 마진과 의사결정 지연을 줄였습니다. 둘째, 직접판매⁠(직판)망 — 과거 해외 파트너에게 판매를 맡기던 구조에서 벗어나, 짐펜트라를 셀트리온USA를 통해 미국에서 직접 팔기 시작했습니다 (셀트리온 발표). 직판은 초기 비용은 크지만, 자리 잡으면 유통 마진을 통째로 가져옵니다. 셋째, 넓어지는 파이프라인 — 현재 자가면역·항암 등에서 11종의 바이오시밀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대표 제품을 보면 차이가 더 분명합니다. 셀트리온의 간판은 램시마⁠(Remsima)/인플렉트라⁠(Inflectra) · 트룩시마⁠(Truxima)·허쥬마⁠(Herzuma)·유플라이마⁠(Yuflyma)·베그젤마⁠(Vegzelma)·스테키마⁠(SteQeyma) 등이고, 그중 램시마SC (피하주사 제형, 미국명 짐펜트라)는 단순 복제를 넘어 제형을 개선한 바이오베터로 미국에서 신약 지위를 받아 직판하는 핵심 카드입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에는 '간판 제품'이 없습니다 — 정확히는, 제품을 갖지 않는 것이 전략입니다. 고객의 약과 경쟁하지 않아야 더 많은 빅파마가 안심하고 생산을 맡기기 때문입니다. 2025년 인적분할로 바이오시밀러 자회사⁠(삼성바이오에피스)까지 떼어낸 것은, 이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 순수 CDMO' 원칙을 끝까지 밀어붙인 결정입니다.

💡 핵심 대비 —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정비를 깐 뒤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장치산업'에 가깝고, 셀트리온은 '제품을 개발해 시장점유율로 승부하는 제약업'에 가깝습니다. 전자는 반도체 파운드리, 후자는 글로벌 제약사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습니다. 같은 'K-바이오'라도 사실상 다른 업종입니다.

5. 경쟁·전략 심층 — 각자의 해자⁠(moat)와 약점, 그리고 BIOSECURE

두 모델은 각각 단단한 해자⁠(moat)를 가졌지만, 약점도 뚜렷합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해자 — 규모·신뢰·전환비용. CDMO 시장에서 후발주자가 빅파마의 약을 따내려면, 충분한 생산능력과 규제 승인 이력, 그리고 '한번 맡기면 안심'이라는 신뢰가 있어야 합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셋을 모두 갖췄고, 특히 생산 공정을 한번 정하면 바꾸기 어렵다⁠(고객 전환비용이 높다)는 산업 특성이 해자를 굳혀 줍니다. 약점은 고객 집중과 외풍입니다. 매출이 소수 대형 고객에 쏠려 있어, 한 고객의 약이 임상에 실패하거나 시장에서 부진하면 수주에 타격이 옵니다. 또 매출 상당 부분이 달러로 들어와 환율에 민감하고, 5~8공장을 짓는 데 7조원이 넘는 증설 비용이 들어가 — 만약 수주가 증설 속도를 못 따라가면 가동률이 떨어져 마진을 갉아먹습니다.

셀트리온의 해자 — 수직계열화·직판·선점. 셀트리온은 개발-생산-판매를 통합해 원가를 낮추고, 직판망을 깔아 유통 마진을 회수합니다. 또 주요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일찍 진입해 처방 데이터와 의료진 신뢰를 선점한 것도 자산입니다 — 일례로 트룩시마는 미국 혈액암 영역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리툭시맙 제품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셀트리온 발표). 약점은 가격경쟁과 신약 불확실성입니다. 바이오시밀러는 본질적으로 '같은 약을 더 싸게'이므로, 같은 오리지널을 겨냥한 시밀러가 여럿 나오면 가격 인하 경쟁이 불가피합니다. 미국에서 의약품 가격을 압박하는 정책⁠(약가 인하·관세 논의)도 시밀러에 양날의 검입니다 — 싼 약을 선호하면 유리하지만, 전반적 약가 하락은 마진을 누릅니다. 그리고 셀트리온이 미래 동력으로 내건 ADC·다중항체 신약은 아직 초기 임상 단계라, 성공 여부가 불확실합니다.

여기서 두 회사가 공유하는 호재가 BIOSECURE 법입니다. 미국은 2025년 12월 국방수권법⁠(NDAA)에 BIOSECURE Act를 포함시켜, 중국계 바이오 기업 — 특히 세계적 CDMO인 우시바이오로직스⁠(WuXi Biologics)·우시앱텍⁠(WuXi AppTec) — 과의 거래를 사실상 제한하는 법을 통과시켰습니다 (미 의회). 항체 CDMO 시장을 삼성바이오로직스·론자·우시·카탈런트⁠(Catalent)가 나눠 갖던 구도에서 우시가 빠지면, 그 물량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것이 시장의 기대입니다. 한 증권가 추산으로는 향후 10년간 약 300억 달러 (USD) 규모의 CDMO 물량이 중국계에서 이탈할 수 있다고 봅니다 (업계 분석 — 추정치).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법 통과 전후로 30억 달러 (USD) 이상의 신규 수주를 따냈고, 미국 내 첫 생산기지로 GSK의 미국 공장을 약 2억8,000만 달러 (USD)에 인수하며 '미국에서 만든다'는 카드까지 추가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발표).

흥미로운 건 BIOSECURE가 두 회사 모두에게 유리하다는 점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는 우시의 CDMO 물량이, 셀트리온에는 중국·인도산 바이오시밀러를 향한 미국 시장의 경계심이 반사이익이 될 수 있습니다. 미·중 갈등이라는 거대한 외풍이, 한국 바이오 양강에게는 같은 방향의 순풍으로 부는 셈입니다 — 다만 이것이 '구조적 수혜'인지 '일시적 기대'인지는 우시의 실제 이탈 속도가 확인돼야 판가름 납니다.

6. 시장 예측·시나리오 — 두 시장은 얼마나 커지나

그림 3. 바이오 CDMO 시장⁠(2024 ~$20B → 2030 ~$32B) + 바이오시밀러 시장⁠(2024 ~$31B → 2030 ~$80~97B) + BIOSECURE 반사이익 시나리오.

[그림 3]에 글로벌 CDMO 시장과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규모, 그리고 향후 시나리오를 정리했습니다. 두 회사가 발 딛은 시장 자체가 모두 두 자릿수로 성장한다는 점이 출발점입니다.

바이오 CDMO 시장은 출처에 따라 편차가 크지만, 대략 2024년 약 200억~225억 달러 → 2030년 약 320억 달러 (USD), 연평균 11~16% 성장으로 추정됩니다 (Precedence Research·market.us 등). 장기로는 2034년 850억~950억 달러까지 보는 전망도 있으나, 이는 정의⁠(항체만이냐, 세포·유전자치료까지냐)에 따라 크게 갈립니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더 가파릅니다 — 2024년 약 310억 달러 → 2030년 약 760억~970억 달러 (USD), 연평균 16~18% 성장이 컨센서스 범위입니다 (Grand View·Mordor Intelligence 등). 향후 수년간 휴미라·키트루다 등 초대형 바이오의약품의 특허가 줄줄이 만료되며 시밀러가 들어갈 자리가 넓어지기 때문입니다.

향후 3~5년을 시나리오로 그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확정이 아닌 조건부 전망임을 명시합니다).

  • 기본⁠(base) — 두 모델 모두 우상향, 그러나 속도가 다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공장 가동과 BIOSECURE 반사이익으로 수주를 채우며 매출·이익이 가장 안정적으로 늘어납니다 — 선수주 잔고가 깔려 있어 가시성이 높습니다. 셀트리온은 짐펜트라의 미국 점유율 확대와 신규 시밀러 출시로 외형은 커지되, 가격경쟁이 마진을 일정 부분 잠식해 성장률은 높되 마진은 출렁이는 그림입니다.
  • 상방⁠(bull) — BIOSECURE가 본격 작동한다. 우시의 물량이 실제로 대규모 이탈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최대 수혜를 보고, 셀트리온도 중국·인도 시밀러의 미국 진입이 늦어지는 사이 점유율을 굳힙니다. 두 회사 모두 컨센서스 상단을 넘길 수 있는 국면입니다.
  • 하방⁠(bear) — 증설 과잉과 가격 붕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7조원 넘게 들여 지은 공장의 가동률이 수주를 못 따라가면 고정비 부담이 마진을 누릅니다. 셀트리온은 주력 시밀러의 가격경쟁이 예상보다 격해지고 ADC 신약이 임상에서 미끄러지면, '시밀러 가격 하락 + 신약 공백'의 이중고에 빠질 수 있습니다.

세 시나리오를 가르는 변수는 명확합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수주가 증설 속도를 따라잡느냐, 셀트리온은 가격경쟁을 신약·바이오베터로 얼마나 방어하느냐입니다. 시장이 커진다는 사실과, 그 성장을 각 회사가 이익으로 전환하느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RESEARCHER'S VIEW

7. 연구자의 시각 — '더 강한 모델'은 없다, 다만 '더 단단한 모델'은 있다

여기부터는 개인 의견입니다 (근거에 기반하되, 해석입니다).

한 줄 인사이트 — 삼성바이오로직스⁠(CDMO)는 '덜 흔들리는' 모델이고, 셀트리온⁠(개발사)은 '더 높이 뛸 수 있는' 모델이다. 어느 길이 절대적으로 강한지가 아니라, 투자자·취준생이 무엇을 원하느냐에 따라 답이 갈린다.

저는 두 모델을 '우열'이 아니라 '리스크-수익의 성격 차이'로 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MO는 본질적으로 장치산업이자 인프라 사업입니다. 한번 공장을 깔고 트랙레코드를 쌓으면, 고객 전환비용이라는 해자가 매출을 장기로 묶어 둡니다. 단점은 폭발적 상승의 한계입니다 — 남의 약을 만들어 주는 사업은 구조적으로 '대박 신약 한 방'이 없습니다. 대신 덜 흔들립니다. 어떤 빅파마의 약이 뜨든, 그 약을 만들 공장은 필요하니까요. 이는 방사성의약품 글에서 짚었던 '골드러시에서 곡괭이와 삽을 파는 쪽'의 논리와 정확히 같습니다 — 누가 이기든 제조는 공통으로 필요합니다.

셀트리온은 반대입니다. 바이오시밀러는 '같은 약을 더 싸게'라는 숙명 탓에 가격경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그래서 셀트리온이 ADC·다중항체 신약으로 옮겨 가려는 건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다만 저는 이 전환을 냉정하게 봅니다 — 신약 개발은 바이오시밀러와 차원이 다른 도박이고, 임상 3상·허가라는 좁은 문을 통과해야 합니다. CT-P70 같은 ADC 후보가 미국 FDA 패스트트랙을 받은 건 분명 긍정 신호지만 (셀트리온 발표), 패스트트랙은 '빨리 심사한다'는 뜻이지 '성공을 보장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셀트리온의 진짜 시험대는 '시밀러로 번 돈으로 신약 R&D를 버티는 동안, 시밀러 마진이 무너지지 않느냐'입니다.

그래서 2025년 두 회사가 정반대로 움직인 사실이 의미심장합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개발⁠(에피스)을 떼어내 제조에 집중했고, 셀트리온은 제조를 넘어 개발로 갔습니다. 저는 이것을 '한쪽이 옳고 한쪽이 틀렸다'가 아니라, 각자 자기가 가장 잘하는 것에 베팅한 결과로 읽습니다. 삼성은 '만들기'의 규모를, 셀트리온은 '팔 제품'의 수를 자기 무기로 골랐습니다. 굳이 약점을 꼽자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객·환율이라는 외부 변수에 운명을 맡긴 구조이고, 셀트리온은 신약이라는 불확실성에 미래를 건 구조입니다 — 전자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리스크', 후자는 '성공률 낮은 리스크'입니다.

한 가지 더. '세계 1위'라는 표현은 늘 기준을 따져야 합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세계 최대 CDMO'인 건 생산능력⁠(리터) 기준이지, 매출 기준으로는 론자 등과 다투는 선두권입니다. 셀트리온이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강자'인 것도 특정 제품⁠(인플릭시맙 등)의 점유율에서 두드러진 것이지, 전 품목 1위는 아닙니다. 한국 언론의 '세계 1위' 보도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어떤 기준의 1위인지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8. 전략적 시사점 — 누구에게 어떤 의미인가

  • 투자자에게. 두 종목을 '같은 바이오 대장주'로 묶어 같은 논리로 사고파는 건 위험합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수주 잔고·가동률·환율을 보는 인프라 종목에 가깝고, 셀트리온은 시밀러 점유율·약가 정책·신약 임상 진척을 보는 제약 종목에 가깝습니다. 안정적 현금흐름과 가시성을 원하면 전자가, 신약 성공 시의 상승 여력⁠(과 그만큼의 변동성)을 감수할 수 있으면 후자가 성격에 맞습니다. BIOSECURE는 둘 다에 호재지만, '기대'가 '실적'으로 전환되는 속도를 분리해 추적해야 합니다.
  • 취업·진로를 고민하는 사람에게. 두 회사는 요구하는 역량이 다릅니다. CDMO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정·품질관리·규제 대응·생산 운영 인력의 비중이 크고, 안정적인 제조 기반 위에서 커리어를 쌓고 싶은 사람에게 맞습니다. 개발사⁠(셀트리온)는 신약·바이오시밀러 R&D, 임상, 글로벌 인허가·영업/마케팅 역량이 핵심이라, 제품을 시장에 올리는 전 과정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에게 맞습니다. '바이오 대기업'이라는 한 단어 뒤에 전혀 다른 직무 생태계가 있습니다.
  • 한국 바이오 산업 전체에. 두 모델은 경쟁이 아니라 상호보완입니다. 셀트리온 같은 개발사가 늘면 삼성바이오로직스 같은 CDMO의 잠재 고객이 늘고, 강한 CDMO가 있으면 신생 바이오텍이 공장 없이도 약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한국이 '바이오시밀러 개발⁠(셀트리온)'과 '글로벌 위탁생산⁠(삼성바이오로직스)' 양쪽에서 동시에 세계 선두권을 가진 건 드문 자산입니다 — RNA 치료제 CDMO나 ADC 위탁생산 같은 차세대 영역으로 이 두 축을 확장할 수 있느냐가, 다음 10년의 과제입니다.

두 회사가 같은 '양강'으로 묶이는 건 시가총액 때문이지, 사업이 같아서가 아닙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흔들림이 적은 공장의 길을, 셀트리온은 더 높이 뛰려는 제품의 길을 갑니다. 어느 쪽이 더 강한가라는 질문보다, 각자의 약점 — 고객·환율, 그리고 가격경쟁·신약 불확실성 — 이 언제 현실이 되는지를 지켜보는 편이 이 두 회사를 읽는 더 정확한 방법입니다. 참고로 중국발 외풍의 반대편 풍경은 중국 바이오텍 라이선싱 붐에서, '남의 브랜드를 대신 만든다'는 위탁 모델의 다른 산업 버전은 K-뷰티 ODM에서 이어 볼 수 있습니다.

9. 다음 학습 추천

References

  1. 삼성바이오로직스 (2025.1). 2024년 4분기 및 연간 실적 — 연결 매출 4조5,473억원⁠(+23%)·영업이익 1조3,201억원⁠(+19%); 별도 매출 3조4,971억원; 2024 신규 수주 약 43억 달러·누적 수주 약 163억 달러; 규제 승인 누적 340건⁠(2024.12). (삼성바이오로직스 IR·공시)
  2. 셀트리온 (2025.2). 2024년 연간 실적 — 연결 매출 3조5,573억원⁠(+63%)·영업이익 4,920억원; 바이오의약품 매출 3조1,085억원⁠(+57.7%); 램시마SC (짐펜트라) 미국 직판. (셀트리온 발표·메디포뉴스·바이오스펙테이터)
  3. 삼성바이오로직스 (2026). 2025년 연간 실적 — 연결 매출 +30.3%·영업이익 +56.6% (약 5.9조원대 추정); 5공장 완전 가동; ADC 생산시설 GMP Ready. (삼성바이오로직스 IR)
  4. 셀트리온 (2026). 2025년 연간 실적 — 매출 4조1,625억원⁠(+17%)·영업이익 1조1,685억원⁠(+138%); 바이오의약품 글로벌 매출 3조8,638억원⁠(+24%); ADC CT-P70 (FDA 패스트트랙)·CT-P71·CT-P72·CT-P73 임상 진입. (팜뉴스·히트뉴스·바이오스펙테이터)
  5. 삼성바이오로직스 (2025.4). 5공장⁠(18만 리터) 완공 — 총 생산능력 78만4,000리터로 항체 CDMO 생산능력 세계 1위; 바이오캠퍼스 II 5~8공장 7.5조원 투자⁠(~2032). (시사저널e·삼성바이오로직스)
  6. 삼성바이오로직스 (2022.4).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50%-1주를 바이오젠으로부터 약 23억 달러에 인수 → 100% 자회사 편입. (바이오스펙테이터·히트뉴스)
  7. 삼성바이오로직스 (2025.11). 인적분할로 투자부문⁠(삼성바이오에피스) 분리해 '삼성에피스홀딩스' 신설 → 존속법인은 '순수 CDMO'로 전환; 11.24 변경상장·재상장. (삼성바이오로직스 발표·머니투데이)
  8. 셀트리온 (2025).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 11종 — 램시마/인플렉트라·램시마SC·유플라이마·스테키마⁠(자가면역), 트룩시마·허쥬마·베그젤마⁠(항암), 옴리클로·아이덴젤트·스토보클로·오센벨트; 2030년 22개 제품·매출 12조원 목표, ADC 3종·다중항체 3종. (Center for Biosimilars·시사저널e·메디칼업저버)
  9. BIOSECURE Act (2025.12). 미국 FY2026 국방수권법⁠(NDAA)에 포함돼 통과 — 우시바이오로직스·우시앱텍 등 중국계 기업과의 거래 제한; 향후 10년 약 300억 달러 CDMO 물량 이탈 가능⁠(증권가 추정); 삼성바이오로직스 법 전후 30억 달러+ 신규 수주, GSK 미국 공장 약 2억8,000만 달러 인수. (KBR·Seoul Economic Daily·코리아헤럴드)
  10. 글로벌 바이오 CDMO 시장 — 2024 약 200억~225억 달러 → 2030 약 320억 달러⁠(CAGR 11~16%); 2034 850억~950억 달러 전망⁠(정의별 편차). (Precedence Research·market.us·Novaone)
  11.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 — 2024 약 310억 달러 → 2030 약 760억~970억 달러⁠(CAGR 16~18%); 자가면역·항암이 주력. (Grand View Research·Mordor Intelligence·Verified Market Research)
  12. 셀트리온 (2026). 트룩시마, 미국 혈액암⁠(리툭시맙) 영역 최다 처방 바이오시밀러 중 하나. (KED Glob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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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쓴 사람 Yumingming

생명융합공학과 박사과정.
Microbiome · Cosmetics · RNA Therapeutics · Bioinformatics를 공부하며,
실험(Wet Lab)과 데이터(Dry Lab)를 잇는 글을 논문(article) 기반으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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