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란? — 제네릭과 다른 점·교체처방·시장

BIO GLOSSARY · DRUG PIPELINE

바이오시밀러란? — 제네릭과 다른 점·교체처방·시장

TL;DR
바이오시밀러⁠(biosimilar)는 이미 허가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 즉 오리지널 의약품⁠(reference product)과 고도로 유사하게 만든 후속 생물의약품입니다. 화학 합성 저분자인 제네릭이 원본과 동일⁠(identical)한 것과 달리, 바이오의약품은 살아있는 세포가 만드는 거대 단백질이라 완전히 똑같이 복제하는 게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동일'이 아니라 '유사'⁠(similar)이고, 개발의 무게중심도 다릅니다. 핵심은 분석적 유사성⁠(analytical similarity) 입증입니다. 구조·기능을 광범위하게 비교해 원본과 같음을 보이고, 거기에 비임상·임상 동등성⁠(PK/PD·면역원성immunogenicity)을 더합니다. 신약이 거쳐야 하는 대규모 효능 시험은 크게 줄어듭니다. 규제는 미국 351(k)·EMA·식약처 경로를 따릅니다. 휴미라⁠(adalimumab) 바이오시밀러가 2023년 미국에서 다수 출시됐고, 셀트리온⁠(램시마·유플라이마)·삼성바이오에피스가 글로벌 선두입니다. 2024년 FDA가 교체처방⁠(interchangeability) 요건을 완화하면서 시장 진입의 문턱이 한 번 더 낮아졌습니다.
🔗 관련 글 · 이 글은 바이오의약품 modality의 후속 경쟁 축을 다룹니다
항체 의약품이란?(개관)  ·  삼성바이오 vs 셀트리온  ·  임상시험 1·2·3상  ·  이중특이항체

1. 한 줄 정의 — 오리지널과 '고도로 유사한' 후속 바이오의약품

바이오시밀러⁠(biosimilar)는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품질·안전성·효능에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없도록 만든 후속 생물의약품입니다. 기준이 되는 원본을 오리지널 의약품⁠(reference product)이라고 부르고, 바이오시밀러는 이 원본과 '고도로 유사'함을 입증해야 시장에 나올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 단어가 모든 것을 가릅니다. '유사'⁠(similar)입니다. 화학 합성으로 만드는 알약은 분자가 작고 구조가 단순해 원본과 똑같이⁠(identical) 찍어낼 수 있지만, 바이오의약품은 살아있는 세포가 배양으로 만드는 거대 단백질이라 원자 하나까지 똑같이 복제하는 게 원리상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후속약을 '동일'한 제네릭이라 부르지 못하고, '유사'한 시밀러라 부릅니다.

이 글은 바이오시밀러가 제네릭과 무엇이 다른지, 어떤 단계를 거쳐 허가받는지, 교체처방과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차례로 짚습니다. 바이오시밀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항체 자체가 궁금하다면 항체 의약품 개관을 먼저 보면 도움이 됩니다.

2. 어원과 배경 — 왜 '제네릭'이 아니라 '시밀러'인가

저분자 화학 의약품의 복제약은 오래전부터 제네릭⁠(generic)이라 불렸습니다. 성분이 원본과 화학적으로 동일하므로 '같은 약'이라는 뜻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 항체·호르몬 같은 바이오의약품의 특허가 줄줄이 만료되기 시작하자, 이들의 후속약을 뭐라 부를지가 문제가 됐습니다.

바이오의약품은 분자량이 제네릭의 수백~수천 배에 달하고, 같은 세포주라도 배양 조건에 따라 당사슬⁠(glycosylation) 같은 미세 구조가 미묘하게 달라집니다. 두 제조사가 같은 단백질을 만들어도 100% 동일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generic'이라는 단어를 쓸 수 없었고, '비슷하다'는 의미의 biosimilar라는 새 용어가 자리잡았습니다.

규제도 이 차이를 반영해 새로 만들어졌습니다. 미국은 2010년 BPCIA (Biologics Price Competition and Innovation Act) 법으로 바이오시밀러 허가 경로인 351(k)를 신설했고, 유럽 EMA는 그보다 앞선 2006년부터 바이오시밀러 가이드라인을 운영해 왔습니다. 한국 식약처도 별도 허가 기준을 두고 있습니다.

3. 제네릭 vs 바이오시밀러 — '동일'과 '유사'의 근본 차이

둘 다 '특허 만료 뒤 나오는 더 싼 후속약'이라는 점은 같습니다. 하지만 출발점인 분자의 성질이 다르기 때문에, 개발 방식부터 규제 경로까지 전부 갈라집니다.

구분제네릭⁠(화학 의약품)바이오시밀러⁠(생물의약품)
원본과의 관계동일⁠(identical)고도로 유사⁠(highly similar)
분자저분자⁠(보통 < 1 kDa)·구조 단순거대 단백질⁠(수십~수백 kDa)·구조 복잡
생산화학 합성살아있는 세포 배양
입증의 핵심생물학적 동등성⁠(혈중 농도)분석적 유사성 + 임상 동등성
임상 규모소규모⁠(주로 PK)비교적 큼⁠(PK/PD·면역원성·확증)
규제 경로⁠(미국)ANDA351(k)
개발 비용·기간낮음·짧음높음·길어⁠(수년·수천억 원대)

핵심은 가운데 두 줄입니다. 제네릭은 성분이 같으니 '혈중에 같은 농도로 흡수되는가'⁠(생물학적 동등성)만 보이면 됩니다. 반면 바이오시밀러는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이 원본과 같은지를 수백 가지 분석법으로 따져야 하고⁠(분석적 유사성), 사람에서 약동학·면역 반응까지 비교합니다. 그만큼 개발이 무겁고 비쌉니다. 제네릭이 수십억 원대라면, 바이오시밀러는 흔히 수천억 원과 수년이 듭니다.

4. 개발·승인 과정 — 분석이 먼저, 임상은 확인용

신약은 효능을 처음부터 증명해야 하므로 임상 3상에 무게가 실립니다. 바이오시밀러는 반대입니다. 원본이 이미 효과를 입증했으니, 바이오시밀러가 할 일은 '내가 그 원본과 같다'를 보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개발 피라미드가 거꾸로 섭니다. 맨 아래 분석적 유사성이 가장 두껍고, 위로 갈수록 얇아집니다. 동등성 임상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보는지는 임상시험 단계 글과 함께 보면 이해가 빠릅니다.

  1. 분석적 유사성⁠(analytical similarity) — 토대이자 핵심입니다. 1차·2차·3차 구조, 당사슬, 전하 변이체, 결합력, 세포 기반 기능 등 수십~수백 항목을 원본과 나란히 비교합니다. 여기서 '고도로 유사'가 입증돼야 다음으로 갑니다.
  2. 비임상⁠(nonclinical) — 필요한 경우 동물 모델에서 약리·독성을 확인합니다. 분석으로 충분하면 최소화됩니다.
  3. 임상 동등성⁠(clinical) — 사람에서 약동학·약력학⁠(PK/PD)이 원본과 겹치는지, 면역원성⁠(immunogenicity, 약에 대한 항체 생성)이 다르지 않은지를 봅니다. 신약처럼 대규모로 효능을 다시 증명하기보다, 원본과 차이가 없음을 확인하는 데 초점을 둡니다.
  4. 허가⁠(approval) — 위 자료를 묶어 미국 351(k), 유럽 EMA, 한국 식약처에 제출합니다. 통과하면 원본의 적응증을 일정 범위에서 함께 받습니다⁠(외삽extrapolation).

방향을 한마디로 줄이면, 분석이 메인이고 임상이 확인용입니다. 신약의 임상 부담을 분석 데이터로 상당 부분 대체하는 것이 바이오시밀러 개발의 본질입니다.

5. 실제 사례 — 램시마에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까지

바이오시밀러는 항체 의약품에서 특히 활발합니다. 표적과 작용이 잘 정의돼 있고, 블록버스터 항체들의 특허가 잇따라 만료된 덕분입니다. 검증된 대표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바이오시밀러⁠(브랜드)원본표적·용도이정표
인플릭시맙⁠(램시마·인플렉트라)레미케이드TNF-α·자가면역세계 첫 항체 바이오시밀러⁠(EU 2013·미국 2016)
트라스투주맙⁠(허쥬마·온트루잔트)허셉틴HER2·유방암항암 항체 바이오시밀러
아달리무맙⁠(유플라이마·하드리마)휴미라TNF-α·자가면역미국 2023년 다수 출시
  • 인플릭시맙⁠(infliximab) 바이오시밀러인 셀트리온의 램시마 (Remsima, 미국명 Inflectra)는 EU에서 2013년, 미국에서 2016년 허가됐습니다.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라는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 휴미라 (Humira, adalimumab)는 오랫동안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이었습니다. 2023년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가 한 해에 약 10종 쏟아졌습니다. 다만 리베이트 중심의 미국 약가 구조 탓에 초기 침투는 느렸고, 2024년에도 원본의 점유가 한동안 높게 유지됐습니다.
  • 트라스투주맙 (trastuzumab) 바이오시밀러⁠(허쥬마·온트루잔트)는 유방암 표적 항체 허셉틴⁠(Herceptin)의 후속으로, 항암 영역에서도 바이오시밀러가 자리잡았음을 보여 줍니다.

한국 기업의 존재감이 큽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유플라이마 등으로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사실상 개척했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하드리마⁠(아달리무맙)·온트루잔트⁠(트라스투주맙) 등으로 뒤를 잇습니다. 두 회사 모두 2030년까지 제품군을 20종 안팎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두 기업의 산업·경쟁 구도는 삼성바이오 vs 셀트리온에서 더 깊게 다룹니다.

6. 헷갈리는 용어 — 제네릭 vs 바이오시밀러 vs 바이오베터

후속 바이오의약품을 이야기할 때 자주 섞이는 세 단어를 한 표로 정리합니다. 갈림길은 두 가지입니다. 분자가 화학이냐 생물이냐, 그리고 원본과 같게 만드느냐 더 낫게 만드느냐입니다.

구분제네릭바이오시밀러바이오베터⁠(biobetter)
분자저분자 화학거대 단백질거대 단백질
원본과의 관계동일⁠(copy)고도로 유사⁠(copy)의도적으로 개량
목표원본과 같게원본과 같게반감기·효능·안전성 향상
규제⁠(미국)ANDA351(k)신약⁠(351(a) BLA)
개발 부담가장 낮음중간신약 수준

가장 헷갈리는 게 바이오베터⁠(biobetter)입니다. 바이오시밀러가 원본을 최대한 똑같이 따라가는 것이라면, 바이오베터는 같은 표적을 노리되 일부러 더 낫게 바꾼 약입니다. 반감기를 늘려 투여 간격을 벌리거나, 면역원성을 낮추거나, 효능을 끌어올립니다. 그래서 규제상 바이오시밀러가 아니라 신약으로 취급돼 351(a) BLA 경로를 따로 밟습니다. 'biobetter'는 학술·산업에서 쓰는 통칭일 뿐, FDA가 공식 분류로 인정하는 범주는 아닙니다.

7. 현장 활용 — 교체처방과 시장의 핵심

바이오시밀러가 환자에게 닿는 마지막 관문이 교체처방⁠(interchangeability)입니다. 단순히 '바이오시밀러로 허가됐다'와, '약국에서 의사 처방 변경 없이 원본을 바이오시밀러로 바꿔 줄 수 있다'는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후자를 위해 별도의 상호교환성⁠(interchangeable) 지정을 둡니다.

원래 이 지정을 받으려면 원본과 바이오시밀러를 오가며 안전성을 보는 교체 임상⁠(switching study)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2024년 FDA가 초안 지침을 내, 그동안 쌓인 자료로 보아 교체 시 위험이 미미하다고 보고 교체 임상 요건을 사실상 없애는 방향으로 정책을 틀었습니다. 분석 기술이 충분히 정밀해져, 굳이 사람에서 교체 시험을 반복하지 않아도 동등성을 판단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실제로 셀트리온의 유플라이마는 2025년 상호교환 지위를 받았습니다.

시장의 동력은 특허 절벽⁠(patent cliff)입니다. 휴미라처럼 매출 수십조 원대 블록버스터의 특허가 풀리면 바이오시밀러가 몰려들어 약가를 끌어내립니다. 다만 미국은 리베이트 중심 유통 구조 때문에 침투가 유럽보다 더디다는 점이 변수입니다. 이 미국 시장을 어떻게 뚫느냐가 셀트리온·삼성바이오에피스 같은 선두 기업의 다음 과제입니다.

8. 핵심 정리

  • 바이오시밀러 =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reference product)과 고도로 유사한 후속 생물의약품. 화학 제네릭의 '동일'과 달리 단백질은 완전 복제가 불가해 '유사'.
  • 개발의 무게중심 = 분석적 유사성. 구조·기능을 광범위 비교해 원본과 같음을 보이고, 비임상·임상 동등성⁠(PK/PD·면역원성)으로 확인. 신약의 대규모 효능 시험은 축소.
  • 규제 — 미국 351(k)·EMA·식약처. 원본 적응증을 외삽으로 함께 받음.
  • 사례 — 램시마⁠(인플릭시맙, 세계 첫 항체 바이오시밀러)·트라스투주맙·휴미라 바이오시밀러⁠(2023 미국 다수). 한국 셀트리온·삼성바이오에피스가 선두.
  • ⚠️ 교체처방 — 2024년 FDA가 교체 임상 요건 완화. 바이오베터⁠(개량형, 신약 취급)와는 구분.
🎓 다음 학습
(기초) 항체 의약품이란?(개관) — 바이오시밀러 대부분이 항체인 이유, 단일클론항체의 기초
(산업) 삼성바이오 vs 셀트리온 — 바이오시밀러 양강의 산업·경쟁 구도
(배경) 임상시험 1·2·3상 — 동등성 임상이 무엇을 보는지
(확장) 이중특이항체란? — 특허 절벽을 넘는 차세대 항체 modality

References

  1. U.S. FDA. (2024). Considerations in Demonstrating Interchangeability With a Reference Product: Update — Draft Guidance for Industry. drugsatfda / FDA guidance documents.
  2. U.S. FDA. (2015). Scientific Considerations in Demonstrating Biosimilarity to a Reference Product — Guidance for Industry. (BPCIA 351(k) framework).
  3. European Medicines Agency. (2022). Biosimilars in the EU — Information guide for healthcare professionals. EMA.
  4. Kurki, P., et al. (2021). Interchangeability of biosimilars: a European perspective on a U.S. debate. Clinical Pharmacology & Therapeutics, 110(2), 257–262.
  5. Samsung Bioepis. (2024). U.S. Biosimilar Market Report (Q2 2024). — adalimumab biosimilar market share.
  6. GaBI / U.S. FDA. (2013–2025). Approval records — Remsima/Inflectra, Herzuma, Ontruzant, Hadlima, Yuflyma. gabionline.net / FDA press announcements.

Pipette & Pipeline · A bio portfolio journal

이 글을 쓴 사람 Yumingming

생명융합공학과 박사과정.
Microbiome · Cosmetics · RNA Therapeutics · Bioinformatics를 공부하며,
실험(Wet Lab)과 데이터(Dry Lab)를 잇는 글을 논문(article) 기반으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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