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phaGenome — AI가 비암호 DNA·조절변이를 읽다 (DeepMind, Nature 2026)

READING NOTES · AI & BIO
AlphaGenome — AI가 비암호 DNA·조절변이를 읽다 (DeepMind, Nature 2026)
TL;DR
• 사람 유전체에서 단백질을 직접 암호화하는 부분은 2%뿐이고, 나머지 98%는 유전자를 언제·얼마나 켤지 정하는 조절(regulatory) 영역이다. 질병 연관 변이의 대부분도 이 비암호(non-coding) 영역에 떨어지는데, 그 변이가 '무슨 일을 하는지' 읽을 도구가 없었다.
• AlphaGenome(Google DeepMind, Nature 2026)은 100만 염기(1 Mb) DNA를 입력받아 발현·스플라이싱·접근성·전사인자 결합·염색질 접촉 등 11종 모달리티를 단일염기(1 bp) 해상도로 한꺼번에 예측하는 단일 모델이다. 변이효과 26개 평가 중 25개에서 외부 최고 모델과 동급 이상, 전 모달리티를 동시에 다룬 최초 사례다.
• 핵심 의의 — GWAS가 가리킨 비암호 변이의 *연관*을 *기전*으로 잇는 다리다. '유전체 조절코드의 AlphaFold'라 부를 만하다. 다만 예측은 가설이지 증거가 아니며, 최종 인과 판정은 실험의 몫이다.
📚 함께 읽으면 좋은 글
• GWAS(전장유전체 연관분석) — 비암호 변이의 *연관*을 찾지만 *기전*은 못 밝히는, AlphaGenome이 잇는 그 빈칸
• AlphaFold2 · AlphaFold3 — 단백질 구조 예측. 조절코드 예측과 중심원리의 반대편(상보적)
• Evo 2(유전체 파운데이션 모델) · 변이 호출(variant calling) — 서열 생성 vs 기능 예측 / 변이를 찾고 → 해석하는 다음 단계
한 줄 요약
사람 유전체에서 단백질을 직접 암호화하는 부분은 2%뿐이고, 나머지 98%는 언제·어디서·얼마나 유전자를 켤지 결정하는 조절(regulatory) 영역이다. 질병과 연관된 유전 변이의 대부분도 바로 이 비암호(non-coding) 영역에 떨어진다. 문제는 그 변이가 '무슨 일을 하는지'를 읽어낼 도구가 마땅치 않았다는 점이다. Google DeepMind가 2026년 1월 Nature에 발표한 AlphaGenome은 100만 염기(1 Mb) 길이의 DNA 서열을 입력받아, 유전자 발현·스플라이싱·염색질 접근성·전사인자 결합·염색질 접촉 등 11종의 기능 유전체 신호를 단일염기(single-base-pair) 해상도로 한꺼번에 예측하는 단일 모델이다. 변이효과 예측 26개 평가 중 25개에서 각 분야 최고 외부 모델과 동급이거나 그 이상을 기록했고, 모든 모달리티를 하나의 모델로 동시에 다룬 것은 AlphaGenome이 처음이다. 전임 모델 Enformer가 20만 염기·128 염기 해상도였던 데서 맥락 길이와 해상도, 그리고 다룰 수 있는 모달리티 수가 한 단계 도약했다.
| 핵심 논문 | Avsec, Ž., Latysheva, N., Cheng, J., et al. "Advancing regulatory variant effect prediction with AlphaGenome." Nature 2026 |
| DOI | 10.1038/s41586-025-10014-0 (bioRxiv 2025.06.25.661532, 2025-06-25 공개) |
| 소속 / 발표 | Google DeepMind (London) — 교신저자 Demis Hassabis · Pushmeet Kohli |
| 모델 | 1 Mb DNA 입력 → 단일염기 해상도로 11종 모달리티 동시 예측, 인간·생쥐 학습 |
| 핵심 결과 | 변이효과 26개 평가 중 25개에서 외부 최고 모델 동급↑ · 트랙 24개 중 22개 최고 · 전 모달리티 단일 모델 동시 예측 최초 |
한 문장으로: 비암호 DNA와 조절 변이의 기능을 단일염기 해상도로 한꺼번에 읽어내는, 유전체 조절코드의 AlphaFold라 부를 만한 모델이다.
1. 배경 — 게놈의 98%는 '읽었지만 해석 못 한' 암흑물질이었다
2003년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30억 염기쌍을 다 읽었을 때, 많은 사람이 생명의 설계도를 손에 넣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그 설계도에서 단백질을 직접 암호화하는 부분, 곧 유전자의 엑손(exon)을 모두 더해도 전체의 약 2%에 불과했다. 나머지 98%는 한때 '정크 DNA (junk DNA)'라 불렸지만, 지금은 그 상당 부분이 유전자를 언제·어느 조직에서·얼마나 켤지 조율하는 조절 요소(regulatory element)임이 밝혀졌다. 프로모터(promoter), 인핸서(enhancer), 사일런서(silencer), 인슐레이터(insulator) 같은 스위치가 비암호 영역에 흩어져 있고, 이들이 망가지거나 미세하게 달라지면 단백질 서열은 그대로인데도 유전자 발현량이 바뀌어 질병으로 이어진다.
이 지점이 GWAS(전장유전체 연관분석)의 오랜 딜레마와 맞닿는다. GWAS는 수만~수십만 명의 유전체를 훑어 특정 형질·질병과 통계적으로 연관된 변이를 찾아낸다. 그런데 이렇게 찾아낸 질병 연관 변이의 약 90%가 단백질을 바꾸지 않는 비암호 영역에 떨어진다. 즉 GWAS는 "이 자리가 질병과 관련 있다"는 연관(association)은 가리키지만, "그 변이가 실제로 어떤 분자적 효과를 내서 병을 일으키는가"라는 기전(mechanism)은 답하지 못한다. 통계적 신호는 잡았는데 그 신호가 어느 유전자를, 어느 조직에서, 어떻게 바꾸는지는 빈칸으로 남는 것이다. 후보 변이 하나하나를 실험으로 검증하려면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든다.
그래서 등장한 우회로가 'DNA 서열만 보고 그 자리의 기능을 예측하는' 딥러닝이다. 발상은 명료하다. 만약 어떤 모델이 임의의 DNA 서열을 입력받아 '이 자리에서 유전자가 얼마나 발현되는지, 염색질이 열려 있는지, 어떤 단백질이 와서 붙는지'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면, 변이 전후의 서열을 각각 넣어 그 차이를 계산함으로써 변이의 기능적 효과를 in silico로 추정할 수 있다. 실험 대신 모델 추론으로 변이의 결과를 미리 가늠하는 것이다. DeepMind의 Enformer (2021)가 이 방향의 대표 주자였지만, 다룰 수 있는 맥락 길이와 모달리티에 한계가 있었다. AlphaGenome은 바로 그 한계를 넓히려는 시도다.

2. 방법 — 1 Mb를 읽어 단일염기로, 11종을 한 번에
AlphaGenome의 설계 목표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더 긴 맥락, 더 높은 해상도, 더 많은 모달리티를 하나의 모델로. 유전자 조절은 멀리 떨어진 인핸서가 수십만 염기 너머의 프로모터에 작용하는 식의 장거리 상호작용이 흔하므로 긴 맥락이 필요하고, 스플라이스 부위처럼 단일 염기 하나가 결과를 가르는 경우가 있어 높은 해상도가 필요하며, 한 변이가 발현·접근성·결합을 동시에 흔들 수 있으니 여러 모달리티를 함께 봐야 한다.
입력과 출력. 모델은 100만 염기쌍(1 Mb)의 DNA 서열을 한 번에 입력받는다. 출력은 그 구간 전체에 걸친 기능 유전체 트랙을, 대부분의 모달리티에서 단일염기(1 bp) 해상도로 내놓는다 (염색질 접촉 지도만 2,048 bp 해상도). 사람 기준 5,930개, 생쥐 기준 1,128개의 기능 유전체 트랙을 동시에 예측한다. 트랙 하나하나가 특정 세포·조직·실험 조건에서 측정된 신호에 대응하므로, 같은 변이라도 어느 조직에서 어떤 효과를 내는지 세포 맥락별로 읽어낼 수 있다.
11종 모달리티. 예측 대상은 기능 유전체학의 주요 측정 방식을 폭넓게 아우른다. 정리하면 ① 유전자 발현 RNA-seq, ② 전사 개시·발현 CAGE (cap analysis of gene expression), ③ 전사 개시 PRO-cap, ④ 스플라이스 부위(splice site), ⑤ 스플라이스 부위 사용량(splice site usage), ⑥ 스플라이스 정션(splice junction), ⑦ 염색질 접근성 DNase-seq, ⑧ 염색질 접근성 ATAC-seq, ⑨ 히스톤 수식 ChIP-seq, ⑩ 전사인자 결합 ChIP-seq, ⑪ 염색질 접촉 지도 Hi-C/Micro-C다. 발현·전사·스플라이싱·접근성·히스톤·전사인자·3차원 접촉이라는 조절의 핵심 층위를 하나의 모델이 한꺼번에 예측한다는 점이 AlphaGenome의 가장 큰 특징이다. 그전까지는 각 모달리티마다 별도의 특화 모델(스플라이싱은 스플라이싱 모델, 접근성은 접근성 모델)을 따로 써야 했다.
아키텍처와 학습. 모델은 합성곱(convolution)으로 국소 서열 패턴을 잡고 트랜스포머(transformer)로 장거리 상호작용을 통합하는 하이브리드 구조를 쓴다. 인간과 생쥐 유전체의 공개 기능 유전체 데이터 (ENCODE·GTEx·FANTOM·4D Nucleome 등)로 학습했다. 흥미로운 점은 효율이다. 논문에 따르면 AlphaGenome 학습에는 약 4시간이 걸렸고, 이는 전임 Enformer 학습에 쓰인 연산 예산의 절반 수준이다. 더 크고 복잡한 출력을 내면서도 학습 비용은 오히려 줄인 셈이다.
변이효과는 어떻게 읽나. 핵심 활용은 변이효과 예측(variant effect prediction)이다. 방법은 직관적이다. 참조(reference) 서열과 변이(alternate) 서열을 각각 모델에 넣어 모든 트랙의 예측값을 얻은 뒤, 둘의 차이를 계산한다. 어떤 비암호 변이를 넣었더니 특정 조직에서 RNA-seq 신호가 떨어지고 그 부근 전사인자 결합이 약해진다면, 그 변이가 해당 유전자의 발현을 떨어뜨리는 조절 변이일 가능성을 정량적으로 가리키는 것이다. 보존도(conservation) 기반 점수가 '얼마나 해로운가'만 말할 뿐 기전에는 무관심한 것과 달리, AlphaGenome은 변이가 발현·접근성·결합을 어느 방향으로 바꾸는지까지 함께 내놓는다.

3. 결과 — 26개 중 25개, 그리고 '동시에 다 푸는' 유일한 모델
AlphaGenome의 성능은 두 축으로 평가됐다. 하나는 학습에 쓰지 않은 게놈 구간에서 기능 유전체 트랙 자체를 얼마나 잘 예측하는가(genome track prediction), 다른 하나는 변이 전후의 차이로 변이의 효과를 얼마나 잘 맞히는가(variant effect prediction)다. 후자가 임상·유전학적으로 더 중요하다.
변이효과 예측 — 26개 중 25개. 인간·생쥐 데이터로 학습한 AlphaGenome은 변이효과 예측 26개 평가 중 25개에서 각 분야의 가장 강력한 외부 모델과 동급이거나 그 이상을 기록했다. 평가 항목은 유전자 발현 변화, 스플라이싱, 폴리아데닐화, 인핸서-유전자 연결, DNA 접근성, 전사인자 결합 등 조절의 거의 모든 축을 포괄한다. 단일 모델이 이렇게 넓은 범위의 변이효과 과제에서 두루 최고 수준을 보인 전례가 없다.
트랙 예측 — 24개 중 22개. 변이가 아닌 트랙 자체의 예측에서도 AlphaGenome은 24개 평가 중 22개에서 외부 모델을 앞섰다. 구체적 개선폭을 보면, 세포 유형별 유전자 발현 로그 배수변화(log-fold change) 예측에서 Borzoi 대비 14.7% 상대 개선, 염색질 접촉 지도의 피어슨 상관 (Pearson r)에서 Orca 대비 6.3% 개선을 보고했다. 스플라이싱·접근성처럼 특화 모델이 강세였던 영역에서도 ProCapNet·ChromBPNet 같은 전용 모델을 넘어서거나 동급에 도달했다.
| 평가 축 | AlphaGenome 성과 |
|---|---|
| 변이효과 예측 | 26개 평가 중 25개 외부 최고 모델 동급↑ — 발현·스플라이싱·폴리A·인핸서-유전자·접근성·TF 결합 포괄 |
| 트랙 예측 | 24개 평가 중 22개 외부 모델 상회 |
| 발현 LFC | Borzoi 대비 +14.7% (세포 유형별 로그 배수변화) |
| 염색질 접촉 | Orca 대비 +6.3% (피어슨 r) |
| 모달리티 통합 | 11종 전부를 단일 모델로 동시 예측한 유일한 사례 |
진짜 의미는 '통합'에 있다. 개별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그동안 따로따로 풀던 문제들을 하나의 모델이 한꺼번에 풀었다는 점이다. 어떤 비암호 변이가 주어졌을 때, 그 변이가 전사인자 결합을 어떻게 바꾸고, 그로 인해 염색질 접근성이 어떻게 달라지며, 결국 유전자 발현과 스플라이싱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를 동시에, 같은 좌표계 위에서 읽어낼 수 있다. 변이의 기전을 분해해 보여주는 셈이다. 게다가 단일염기 해상도이므로, 인핸서 안의 정확히 어느 염기가 그 효과의 책임자인지까지 지목할 수 있다.
접근성. DeepMind는 AlphaGenome을 비상업 연구용 API로 공개했다. 누구나 변이를 넣어 예측을 받아볼 수 있고, 상업적 이용은 별도 문의가 필요하다. AlphaFold가 구조 예측을 민주화했듯, 조절 변이 해석의 문턱을 낮추려는 행보다.

4. 비교 — Enformer에서 무엇이 도약했고, AlphaFold·Evo 2와 어떻게 다른가
AlphaGenome의 자리를 정확히 보려면 세 모델과 나란히 놓아야 한다. 직계 전임인 Enformer, 같은 DeepMind의 구조 예측 모델 AlphaFold, 그리고 유전체 생성 모델 Evo 2다.
| 구분 | Enformer (2021) | AlphaGenome(이 논문, 2026) | Evo 2 (2025) |
|---|---|---|---|
| 개발 | DeepMind | DeepMind | Arc Institute · NVIDIA · Stanford |
| 입력 맥락 | 약 20만 염기 (200 kb) | 100만 염기 (1 Mb) | 최대 100만 염기 |
| 출력 해상도 | 128 bp | 단일염기 (1 bp) | 단일염기(생성) |
| 다루는 범위 | 발현·접근성 중심 | 11종 모달리티 동시 | DNA·RNA·단백질 서열 |
| 핵심 성격 | 기능 트랙 예측 | 조절 변이효과 예측·기전 분해 | 서열 생성·예측 범용 |
① Enformer (전임) — 무엇이 도약했나. Enformer는 2021년 Nature Methods에 발표된, DNA 서열에서 유전자 발현을 예측한 트랜스포머 모델이다 (Avsec et al. 2021). 약 200 kb의 맥락을 128 bp 해상도로 읽었고, 당시로선 장거리 상호작용을 잡는 능력으로 주목받았다. AlphaGenome은 그 직계 후손이면서 세 가지가 분명히 도약했다. 맥락 길이는 200 kb에서 1 Mb로 약 5배, 해상도는 128 bp에서 단일염기로 128배 정밀해졌고, 다루는 모달리티는 발현 중심에서 스플라이싱·전사인자 결합·염색질 접촉을 포함한 11종으로 넓어졌다. 그러면서 학습은 Enformer의 절반 연산으로 끝냈다. 같은 계보 안에서 일어난 세대교체라는 점에서, AlphaGenome은 'Enformer 2.0'이 아니라 적용 범위 자체가 달라진 모델이다.
② AlphaFold (상보적) — 구조 대 조절. 같은 DeepMind의 AlphaFold2·AlphaFold3는 단백질·복합체의 3차원 구조를 예측한다. 단백질이 '어떻게 생겼는가'를 푸는 도구다. 반면 AlphaGenome은 DNA의 조절 기능을 예측한다. 유전자가 '언제·얼마나 켜지는가'를 푸는 도구다. 둘은 경쟁이 아니라 상보적이다. AlphaFold가 중심원리(central dogma)의 단백질 끝단 (아미노산 서열 → 구조)을 다룬다면, AlphaGenome은 그 반대편 시작단 (DNA 서열 → 발현 조절)을 다룬다. DeepMind 스스로도 AlphaGenome을 AlphaMissense (단백질 코딩 변이의 병원성 예측)와 상보적이라 설명한다. 코딩 변이는 AlphaMissense가, 비암호 조절 변이는 AlphaGenome이 맡는 분업 구도다.
③ Evo 2 (예측 대 생성) — 같은 1 Mb, 다른 목적. Evo 2는 Arc Institute가 2025년 공개한 유전체 파운데이션 모델로, 9.3조 염기에 달하는 모든 생물계의 서열로 학습한 400억 파라미터 규모의 모델이다. Evo 2도 최대 1 Mb 맥락을 다루지만 성격이 다르다. Evo 2는 DNA·RNA·단백질의 언어를 학습해 변이의 병원성을 예측하는 동시에 새로운 서열을 생성하는 범용 모델, 곧 생성형(generative) 쪽에 무게가 있다. 반면 AlphaGenome은 생성하지 않는다. 대신 기존 서열의 기능 유전체 신호를 정밀하게 예측하는 데 특화돼, 어느 조직에서 발현이 얼마나 바뀌는지 같은 측정 가능한 출력을 단일염기 해상도로 내놓는다. 한쪽이 '쓰는' 모델이라면 다른 한쪽은 '읽는' 모델이다. 변이의 구체적 조절 기전을 정량적으로 분해하는 일에서는 AlphaGenome이 더 직접적인 도구다.
세 모델을 겹쳐 보면 AI×생물학의 지형이 또렷해진다. 구조는 AlphaFold, 서열 생성은 Evo 2, 그리고 비암호 조절코드의 기능 해석은 AlphaGenome이 각각의 자리를 잡았다. AlphaGenome의 고유성은 'GWAS가 가리킨 연관을 기전으로 잇는, 조절 변이 전용 해석기'라는 데 있다.
5. 의의 & 한계 — GWAS 히트를 기전으로 잇다, 다만 예측은 검증을 대체하지 않는다
의의. 가장 큰 의미는 비암호 변이 해석이라는 현대 유전체학의 최대 난제에 실용적 도구가 생겼다는 점이다. GWAS는 수많은 질병 연관 신호를 비암호 영역에서 찾아냈지만, 그 신호들이 어느 유전자를 어떻게 바꾸는지는 대부분 빈칸이었다. AlphaGenome은 그 빈칸에 '이 변이는 이 조직에서 이 유전자의 발현을 이 방향으로 바꾼다'는 기전 가설을 채워 넣는다. 연관에서 기전으로 넘어가는 다리인 셈이다. 단일 모델로 11종 모달리티를 동시에 보므로 변이의 효과를 한 좌표계 위에서 통합적으로 읽을 수 있고, 단일염기 해상도라 책임 염기까지 지목한다. 비상업 API로 공개돼 접근성도 확보했다. 실제로 발표 직후 다른 연구진이 AlphaGenome 예측으로 RHD 유전자의 비암호 조절 변이를 우선순위화하고 이를 습식 실험 (wet-lab)으로 검증한 후속 연구가 나오는 등, 도구로서 빠르게 활용되기 시작했다.
한계. 그러나 분명한 경계가 있다.
- 예측은 가설이지 증거가 아니다. AlphaGenome의 출력은 '이 변이가 이런 효과를 낼 것'이라는 정량적 가설이다. 모델이 학습한 데이터의 분포 안에서 추론한 결과이므로, 학습 데이터가 빈약한 세포 유형이나 드문 조절 양식에서는 빗나갈 수 있다. 최종 인과 판정은 여전히 실험적 검증 (리포터 분석·CRISPR 교란·기능 검증)의 몫이다.
- 발현량 절대값 예측의 한계. 변이의 상대적 효과(방향과 크기)는 잘 잡지만, 어떤 유전자의 절대 발현량을 정확히 맞히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 모델의 개발진을 포함해 여러 전문가가 이 점을 신중히 해석하라고 짚는다.
- 인과 변이 지목의 모호성. GWAS 신호는 연관 불평형 (linkage disequilibrium)으로 여러 변이가 함께 묶여 오는 경우가 많다. AlphaGenome이 후보를 좁혀 주긴 하지만, 한 좌위 안에서 어느 하나가 진짜 인과 변이인지를 단독으로 확정하지는 못한다.
- 장기적·맥락적 효과. 모델은 서열에서 직접 읽히는 분자 신호를 예측할 뿐, 발달 시점이나 환경 자극에 따른 동적 조절, 세대를 건너는 후성유전적 영향 같은 더 복잡한 맥락은 다루지 못한다.
(개인 의견 — 위 사실 정리와 분리해 적는다.)
나는 AlphaGenome의 진짜 무게가 '26개 중 25개'라는 벤치마크 수치가 아니라, 비암호 유전체 해석의 병목을 실험에서 추론으로 옮겼다는 데 있다고 본다. 지난 20년간 GWAS는 질병과 연관된 비암호 변이를 수만 개 찾아냈지만, 그 각각이 무슨 일을 하는지는 변이 하나당 몇 달짜리 실험을 거쳐야 알 수 있었다. 후보는 산더미인데 검증 처리량은 바닥이었다. AlphaGenome은 이 비대칭을 정면으로 건드린다. 서열만 넣으면 그 변이가 어느 조직에서 어느 유전자를 어떻게 흔드는지 단일염기 해상도로 가설을 내놓으니, 수만 개 후보를 실험 전에 먼저 줄 세울 수 있다. 이건 '더 정확한 예측'을 넘어 연구의 순서를 바꾸는 일이다.
다만 과학자로서 가장 경계하는 지점도 정확히 같은 곳에 있다. 예측이 쉬워질수록 그 예측을 증거로 착각하기도 쉬워진다. AlphaGenome의 출력은 어디까지나 학습 분포 안에서의 가설이고, 발현 절대값이나 드문 조절 양식에서는 빗나갈 수 있다. AlphaFold 이후 단백질 구조 예측값을 실험 구조처럼 인용하는 관행이 번졌던 것을 떠올리면, 조절 변이 예측에서도 같은 과신이 반복될 위험이 있다. RHD 후속 연구가 예측을 습식 실험으로 검증했다는 사실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예측과 검증이 짝을 이룰 때 비로소 도구가 과학이 된다.
그럼에도 나는 이 방향을 낙관적으로 읽는다. AlphaFold가 구조를, Evo 2가 서열 생성을, 그리고 AlphaGenome이 조절코드 해석을 각각 맡으면서, AI×생물학은 중심원리의 양 끝 (DNA 조절 ↔ 단백질 구조)을 모두 모델로 다루는 단계에 들어섰다. 특히 GWAS·변이 호출 같은 기존 유전체학 파이프라인의 마지막 빈칸—"그래서 이 변이가 무슨 일을 하는데?"—을 채울 후보가 처음으로 손에 잡혔다는 점이 묵직하다. 다음 질문은 '비암호 변이를 예측할 수 있는가'가 아니다. 그건 답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제 질문은 '그 예측을 임상 유전체 해석에 얼마나, 어떻게 신뢰성 있게 끼워 넣을 것인가'다.
References
- Avsec, Ž., Latysheva, N., Cheng, J., et al. (2026). Advancing regulatory variant effect prediction with AlphaGenome. Nature. doi:10.1038/s41586-025-10014-0 (핵심 — 1 Mb 입력·단일염기 해상도·11종 모달리티 단일 모델, 변이효과 26개 중 25개 외부 최고 모델 동급↑)
- Avsec, Ž., Agarwal, V., Visentin, D., et al. (2021). Effective gene expression prediction from sequence by integrating long-range interactions. Nat Methods 18:1196–1203. doi:10.1038/s41592-021-01252-x (비교·전임 — Enformer, 200 kb 입력·128 bp 해상도 발현 예측 트랜스포머)
- Brixi, G., Durrant, M.G., Ku, J., et al. (2025). Genome modeling and design across all domains of life with Evo 2. bioRxiv / Arc Institute. (비교 — 9.3조 염기·400억 파라미터 유전체 파운데이션 모델, 생성·예측 범용)
- Google DeepMind (2026). AlphaGenome: AI for better understanding the genome. (모델 개요·비상업 API 공개·Enformer/AlphaMissense와의 관계)
- Jumper, J., Evans, R., Pritzel, A., et al. (2021). Highly accurate protein structure prediction with AlphaFold. Nature 596:583–589. doi:10.1038/s41586-021-03819-2 (상보 — 단백질 구조 예측, 조절 예측과 중심원리의 반대편)
- Marderosian, H., et al. (2026). AlphaGenome-enabled analysis of non-coding regulatory variants underlying RHD expression with wet-lab validation. bioRxiv 2026.01.21.700828. (후속 활용 — AlphaGenome 예측 우선순위화 + 습식 실험 검증)
• (연관 → 기전) GWAS(전장유전체 연관분석) · 변이 호출(variant calling) — 변이를 찾고 → 해석하는 파이프라인
• (구조 축·상보) AlphaFold2 · AlphaFold3 — 같은 DeepMind, 중심원리의 반대편 끝단
• (생성 축·대비) Evo 2(유전체 파운데이션 모델) — '읽는' AlphaGenome과 '쓰는' Evo 2
Pipette & Pipeline · A bio portfolio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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