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NA 치료제란? — RNA 간섭(RNAi)으로 유전자를 '끄는' 약 (작동 원리·GalNAc·승인 약 완전 정리)

RNAi 작동 4단계 — siRNA → RISC 장착 → 표적 mRNA 결합 → 절단·침묵. (직접 그린 도식)

TL;DR — siRNA 치료제는 mRNA 백신과 정반대 방향이다. mRNA가 "이 단백질을 만들어라"는 설계도를 더한다면, siRNA는 특정 mRNA를 잘라 "그 단백질을 만들지 마라"고 끈다(knockdown). 쓰는 무기는 세포에 원래 있는 방어 기구, RNA 간섭(RNAi)이다.

작동은 단순하다. 이중가닥 siRNARISC라는 복합체에 장착되고, 그중 가이드 가닥이 딱 맞는 표적 mRNA를 찾으면 효소(Argonaute-2)가 그 mRNA를 절단한다. 한 복합체가 여러 mRNA를 자르는 촉매라, 적은 양으로 오래 듣는다.

진짜 난관은 전달이었다. 벌거벗은 siRNA는 분해되고 세포에 못 들어간다. 화학 변형과 LNP로 시작해, GalNAc 결합체(간세포만 골라 피하주사)가 돌파구가 됐다. 지금까지 FDA 승인 6종(patisiran~fitusiran)이 나왔고, inclisiran은 연 2회 맞는 LDL 강하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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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iRNA란? — 단백질을 '끄는' 약

대부분의 약은 이미 만들어진 단백질에 달라붙어 작동합니다. siRNA는 한 단계 앞을 칩니다. 단백질이 만들어지기 전, 그 설계도인 mRNA를 잘라 없앱니다. 단백질 생산을 원천에서 막는 셈입니다.

그래서 중심원리에 놓고 보면 자리가 분명합니다. mRNA 백신이 번역 단계에 설계도를 더해 항원 단백질을 만들게 한다면, siRNA는 그 mRNA를 끊어 특정 단백질의 발현을 끕니다. 더하기와 빼기, 두 RNA 약의 방향이 정확히 반대입니다.

이 '끄는' 기구는 사람이 발명한 게 아니라 세포가 원래 갖고 있던 것입니다. 1998년 Andrew Fire와 Craig Mello가 예쁜꼬마선충(Caenorhabditis elegans)에서 이중가닥 RNA가 특정 유전자를 침묵시키는 현상을 발견해 RNA 간섭(RNAi)이라 이름 붙였고, 두 사람은 2006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습니다. siRNA 치료제는 이 자연의 스위치를 약으로 빌려 쓴 것입니다.

그림 1. mRNA 약 vs siRNA 약 — 단백질을 '더하는' mRNA, '끄는' siRNA.

2. 작동 원리 — RNAi 4단계

siRNA가 표적을 침묵시키는 과정은 네 단계입니다.

  1. 세포 진입 — 이중가닥 siRNA(약 21염기)가 세포 안으로 들어옵니다(전달 방법은 §3).
  2. RISC 장착 — siRNA가 RISC(RNA-induced silencing complex)에 실립니다. 두 가닥 중 가이드 가닥(antisense)만 남고 나머지(passenger)는 버려집니다.
  3. 표적 인식 — 가이드 가닥이 염기쌍이 정확히 맞는 mRNA를 찾아 결합합니다. 서열이 같아야 하므로 표적 특이성이 매우 높습니다.
  4. 절단·침묵 — RISC의 핵심 효소 Argonaute-2(AGO2)가 그 mRNA를 자릅니다. 잘린 mRNA는 분해되고, 그 단백질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핵심은 이 과정이 촉매적이라는 점입니다. RISC 하나가 표적 mRNA를 자른 뒤 다음 mRNA로 넘어가 또 자릅니다. 그래서 적은 양의 siRNA로도 효과가 오래갑니다.

3. 전달의 문제 — 벌거벗은 siRNA는 약이 안 된다

siRNA의 원리는 1998년에 밝혀졌는데 첫 약은 2018년에야 나왔습니다. 20년의 간극은 거의 전부 전달(delivery) 때문이었습니다. 그냥 주사한 siRNA는 세 가지 벽에 막힙니다.

  • 분해 — 혈중 RNA 분해효소가 곧바로 자릅니다.
  • 진입 불가 — 음전하인 siRNA는 음전하인 세포막을 통과하지 못합니다.
  • 면역 자극 — 외부 이중가닥 RNA를 선천 면역이 위험 신호로 오인합니다.

해법은 두 갈래로 발전했습니다. 하나는 화학 변형입니다. 당의 2′ 자리를 바꾸고(2′-O-메틸·2′-플루오로) 골격을 포스포로티오에이트로 바꿔, 분해를 막고 면역 자극을 낮춥니다. 다른 하나는 운반체입니다. 처음엔 mRNA 백신에도 쓰이는 지질나노입자(LNP)로 감쌌고(첫 약 patisiran), 곧이어 더 똑똑한 방법인 GalNAc 결합체가 등장합니다(§4).

그림 2. siRNA 전달의 진화 — 벌거벗은 siRNA(분해) → LNP(간, 정맥) → GalNAc 결합체(간세포, 피하·지속).

4. GalNAc — 간세포로 가는 우편번호

siRNA 치료제의 판도를 바꾼 게 GalNAc(N-아세틸갈락토사민) 결합입니다. 원리는 '주소'를 붙이는 것입니다.

간세포 표면에는 ASGPR(아시알로당단백질 수용체)가 빽빽하게 깔려 있고, 이 수용체는 GalNAc 당을 알아보고 빠르게 안으로 끌어들입니다. 그래서 siRNA에 GalNAc를 매달면 간세포만 골라 들어가게 됩니다. LNP가 필요 없으니 간단한 피하주사로 바뀌고, 화학 변형과 합쳐져 약효가 수개월씩 지속됩니다.

효과는 투여 간격에서 드러납니다. 대표적으로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inclisiran(Leqvio)은 PCSK9 단백질의 mRNA를 간에서 끄는데, 초기 용량 뒤 1년에 단 두 번 맞으면 됩니다. 매일 먹는 약과 비교하면 복약 부담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다만 ASGPR이 간에 몰려 있다는 바로 그 이유로, GalNAc는 간 바깥 조직을 표적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같이 가집니다(§5 끝).

5. 승인된 siRNA 약 — 여섯 개의 실적

siRNA는 더 이상 가능성이 아니라 시장에 나온 약입니다. 미국 FDA 승인 siRNA 치료제는 현재 여섯 종으로, 모두 Alnylam이 발굴했습니다.

약(브랜드)표적·적응증전달승인
patisiran(Onpattro)TTR · 유전성 ATTR 신경병증LNP(정맥)2018 — 세계 첫 siRNA 약
givosiran(Givlaari)ALAS1 · 급성 간성 포르피린증GalNAc(피하)2019
lumasiran(Oxlumo)HAO1 · 원발성 과옥살산뇨증 1형GalNAc(피하)2020
inclisiran(Leqvio)PCSK9 · 고LDL혈증GalNAc(피하)2021 — 연 2회
vutrisiran(Amvuttra)TTR · ATTR 신경병증 → 심근병증GalNAc(피하)2022, 2025 심근병증 확대
fitusiran(Qfitlia)antithrombin · 혈우병 A·BGalNAc(피하)2025

흐름이 또렷합니다. 첫 약 patisiran만 LNP·정맥이고, 이후는 모두 GalNAc·피하입니다. 2025년에는 vutrisiran이 ATTR 심근병증으로 적응증을 넓혀 RNAi 약 최초로 심혈관 사건을 줄였고, fitusiran이 혈우병까지 영역을 열었습니다. 간을 벗어난 표적(중추신경·눈·근육)으로 가려는 시도도 임상에서 이어지는 중입니다.

그림 3. FDA 승인 siRNA 약 — patisiran(2018)부터 vutrisiran 심근병증·fitusiran(2025)까지.

6. siRNA vs ASO vs mRNA — 헷갈리는 RNA 약 삼형제

RNA를 쓰는 약이라도 작동 방식이 제각각입니다.

구분siRNAASO(안티센스)mRNA
가닥이중가닥단일가닥단일가닥(긺)
작동RISC로 mRNA 절단RNase H 절단 또는 스플라이싱 조절단백질을 만들게
방향단백질 끄기끄기 또는 교정단백질 더하기
inclisirannusinersen코로나 mRNA 백신

siRNA와 ASO는 둘 다 짧은 합성 핵산이라 묶어서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약이라 부릅니다. 이 분자들을 누가 대량 생산하느냐는 RNA 치료제 산업의 핵심 질문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mRNA는 단백질을 더하는 약이라, 빼는 siRNA와는 정반대 도구입니다.

7. 자주 헷갈리는 것

비교차이
siRNA vs miRNAsiRNA는 외부에서 넣은 합성 가닥, 표적 하나에 정확히 결합·절단 / miRNA는 세포 내재성, 느슨하게 맞아 여러 표적을 약하게 억제
siRNA vs CRISPRsiRNA는 RNA 단계에서 끄기 — 되돌릴 수 있고 반복 투여 필요 / CRISPRDNA를 영구 편집
knockdown vs knockoutsiRNA는 mRNA를 줄이는 부분 침묵(knockdown) / 유전자 자체를 없애는 건 knockout
GalNAc vs LNPGalNAc는 간세포 표적 결합체(피하·지속) / LNP는 지질 입자(정맥, 간 위주)

8. 핵심 정리

  • ✅ siRNA = RNA 간섭(RNAi)으로 표적 mRNA를 잘라 단백질을 끄는 약. mRNA 약(더하기)과 정반대(빼기).
  • ✅ 작동: siRNA → RISC 장착 → 가이드 가닥이 표적 mRNA 인식 → AGO2가 절단. 촉매적이라 오래 간다.
  • ✅ 20년 간극의 원인은 전달. 화학 변형 + LNP에서 GalNAc 결합체(간세포·피하·지속)로 돌파.
  • ✅ FDA 승인 6종(patisiran 2018~fitusiran 2025), inclisiran은 연 2회 LDL 강하제.
  • ✅ 한계는 간 바깥 표적화 — 중추신경·눈·근육으로 넓히는 게 다음 과제.

9. 다음 학습 추천

References

  1. Fire, A., Xu, S., Montgomery, M. K., Kostas, S. A., Driver, S. E., & Mello, C. C. (1998). Potent and specific genetic interference by double-stranded RNA in Caenorhabditis elegans. Nature, 391, 806–811.
  2. Setten, R. L., Rossi, J. J., & Han, S. P. (2019). The current state and future directions of RNAi-based therapeutics. Nature Reviews Drug Discovery, 18(6), 421–446.
  3. Springer, A. D., & Dowdy, S. F. (2018). GalNAc-siRNA conjugates: leading the way for delivery of RNAi therapeutics. Nucleic Acid Therapeutics, 28(3), 109–118.
  4. Adams, D., et al. (2018). Patisiran, an RNAi therapeutic, for hereditary transthyretin amyloidosis.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379(1), 11–21.
  5. Ray, K. K., et al. (2020). Two phase 3 trials of inclisiran in patients with elevated LDL cholesterol.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382(16), 1507–1519.
  6. Alnylam Pharmaceuticals (2025). FDA approvals of AMVUTTRA (vutrisiran) for ATTR-CM and Qfitlia (fitusiran) for hemophilia — press releases.

Pipette & Pipeline · A bio portfolio journal — bridging research, data, and industry.

이 글을 쓴 사람 Yumingming

생명융합공학과 박사과정.
Microbiome · Cosmetics · RNA Therapeutics · Bioinformatics를 공부하며,
실험(Wet Lab)과 데이터(Dry Lab)를 잇는 글을 논문(article) 기반으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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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학습·정보 제공 목적이며, 의학적 진단·치료·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건강·질병·치료에 관한 결정은 반드시 의사 등 전문가와 상의하세요. 자세한 내용은 면책조항을 참고해 주세요.